전쟁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공국 문화부 직할 역사연구소

백제공격시 당군은 신라군에게 보급을 전적으로 의존했는가?

 일단 미필인 내가 봐도 이 핑백한 글에서 말한 블레이드의 하루 어쩌구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전쟁에서 작전 계획이 하루라도 어긋나면 그것이 곧 엄청난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나마 백제 정벌 당시에는 별 일 없었다지만 전체적으로 전쟁사를 볼 때 계획 차질로 하루라도 이상이 생긴 것이 곧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루. 아니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시간을 버는 데 성공하면 그것이 곧 군대를 효과적으로 편성하고, 지원군이 도착하며, 혹은 보급이 도착하여 물자가 풍요로워지게 되는 지름길이 된다. 

 일단 내가 아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이 경우 전쟁에서 시간을 범으로써 분명한 이득을 취한 사례이다. 

 1. 1600년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격돌한 니우포르트 전투 당시 네덜란드는 스페인과의 회전을 위해 니우포르트 포위를 위해 분산된 병력들을 재합류시키기 위해 이제르강을 도하해야 했다. 그러나 스페인군의 진격이 빨랐으므로 어쩔 수 없이 소수의 병력을 레팅헴 다리로 보내 시간을 벌게 했다. 그러나 스페인군이 먼저 레팅햄 다리를 접수했고 작은 교전 끝에 소수의 네덜란드 병력은 패배하고 후퇴해야 했다. 그러나 그 약간의 시간동안 이제르 강을 건넌 네덜란드의 병력들은 모두 합류하여 야전 태세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네덜란드 군은 승리하였다. 내용 자체는 만족스럽지는 못했으나 만약 소수 병력이 약간이나마 시간을 끌지 않았다면 네덜란드군은 각개격파 되었을 것이다.

 2. 1621년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과 오스만 제국은 호틴(코침 혹은 호침이라고도 한다.)에서 결전을 치루게 되었다. 폴란드 측은 동맹인 코사크족으로 하여금 오스만제국을 상대로 한 지연전을 펼치게 하였고 덕분에 이들은 하루의 시간을 벌었다. 그 하루를 번 덕에 호틴에는 브와디수아프 왕자가 이끄는 만여명의 병력이 합류할 수 있었다. 왕자가 이끌던 병력은 경험이 풍부한 서유럽 출신 보병들이 상당수라 보병이 취약했던 폴란드군에게 매우 귀중한 존재였고 이들은 호틴 전투 내내 상당한 활약을 하여 결국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쟁 자체를 무승부로 만들게 되었다. (물론 코사크나 코드키에비츠 대원수의 군대도 밥값은 했다.)

 물론 이 두가지 사례 이외에도 시간이 영향을 미친 사례는 분명 많다. 단지 언급하지 않았을 뿐. 그리고 이런 예시 말고도 군대가 얼마나 시간을 중시여기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전투식량이다.

 
 일단 이 사진에는 상당히 많은 국가들의 전투식량이 있다. 이 전투식량에서 중요한 요소는 부피나 무게도 있다. 그러나 시간도 중요하다. 전투식량. 특히 실제 전투 및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행군 중이라면 먹어야될 것들은 바로 조리하거나 먹기 편한 상태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아야 된다. 그렇기에 발열팩이나 고체연료등을 넣어 금방 음식물을 뎁힐 수 있게 한다. 먹는 시간까지 줄이려는 이유가 뭐겠는가? 이는 시간을 벌어 적보다 빨리, 그리고 계획대로 작전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하루가 전쟁에서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네, 없네 이런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군대가 얼마나 시간을 벌려고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이는 군사나 전쟁사에 밝지 못한 것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덧글

  • ChristopherK 2011/08/17 21:10 #

    저 분은 스타도 안해보셨나(.)


    왜 군대가 항상 물량을 비축하고, 관리하는데 돈을 퍼붓는지...는 알리가 없겠죠.
  • 로자노프 2011/08/17 22:00 #

    ㅎㅎㅎ
  • 사과향기 2011/08/17 21:40 #

    제 생각엔 그냥 어거지 같습니다.
    그나저나 저 전투식량... 한번씩 다 먹어보고 싶네요. ㅎ
  • 로자노프 2011/08/17 22:03 #

    1. 동의합니다.

    2. 근데 전투식량은 소문에 의하면 짠데다가 열량은 엄청 높다더군요,
  • 萬古獨龍 2011/08/17 23:03 #

    로자노프님// 전투식량은 말그대로 전투상황에서 먹어야하는 것들이니까요 ㅎ 격렬한 신체활동을 보조하기위해서 고칼로리 식단으로 편성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평시에 이런 걸 먹게되면 뱃살의 증가와 내장기관에 무리를 주게되죠 ㅎ
  • 萬古獨龍 2011/08/17 23:06 #

    - 30년전쟁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승패를 갈라놨는가' 라는 점이죠.
    - 사실 유럽을 예시로 들것도 없이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들만 봐도 답이 나오는데... 이젠 어이가 안드로메다를 넘어 카시오페아까지 진출합니다.
  • 로자노프 2011/08/17 23:12 #

    1. 확실히 학생님 글만 봐도 하루 아니 몇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죠.

    2. 일단 생각났으면 다루겠는데 생각나는게 하필 없어서. 저도 동의합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1/08/17 23:20 #

    전쟁에서 하루가 얼마나 중요한데 말입니다.

    흔히 '전장에서는 왕의 명이라도 거역할수 있다.'의 출처로 알려진 사마양저의 발언은

    문제가 된 사람이 왕의 총애를 등에 업고 약속시간에 늦었기때문에 군법로써 참수되었던 거죠.

    군법으로써도 시간은 중요했고 이건 고대라고 다르지는 않습니다.
  • 로자노프 2011/08/17 23:23 #

    손자병법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고대던지 중세던지, 근대던지, 현대던지 시간이란 매우 중요하죠.
  • 누군가의친구 2011/08/17 23:28 #

    거기에 분야도 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32년 미 연방은행이 은행들에게 10억달러를 지급한 일이 있었는데 경제학자들은 '2년'이나 늦은 조치라고 평하죠.(중앙은행의 주요 역활중 하나인 최종 대부자 역활인데, 이미 은행들 도산하고 지급해줬으니...ㄱ-)
  • Rcroxe 2011/08/18 01:12 #

    하다못해 전쟁사 개괄서 한 권만 읽어도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을 의견이 버젓이 나오니 그냥 기가 찹니다. 하지만 아무리 지적해도 정신승리로 일관하겠죠
  • 로자노프 2011/08/18 09:42 #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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