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 되는 건 한순간? 공작의 잡담 테이블

1. 일단 나는 오덕과 그닥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았다. 08년 경 이글루스를 눈팅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우연히 가져온 오덕 테스트 자료를 풀어본 결과 63문제 중 11개 정도만 맞추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설정이나 내용을 어디서 들어서 안 수준이라 제대로 알고 있던 건 겨우 2~3문제

2. 다만 인터넷 상의 오덕들은 조금 아는 편이고 오덕에 대해 거부감은 없다. 인터넷 활동을 하면서 주로 활동하던 카페가 하필 오덕 성향이 강했고, 친구 중에서도 오덕이 있었던 관계로 오덕에 대해서 조금은 아는 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취향은 존중해야 된다는 가치관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3. 일단 인터넷 생활과 현실 생활을 통해 얻은 결론은 오덕 정도 되면 상당한 수준의 일본 만화 혹은 미연시를 섭렵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꾸준히 애니나 미연시에 관심을 가진 부류가 오덕이 된 것이었다.

4. 그런데 그런 경우랑 다른 케이스가 있었다. 바로 jes님

5. 수요일 밤에 jes님이랑 채팅을 했었다. 이야기가 어쩌다 오덕으로 갔는데 
 
jes님 왈: "네가 제대로 본 게 꽃이 피는 첫걸음 뿐인데 믿겨지시나요?"

나 왈: "어디서 약을 파십니까!"

당연한 거였다. 오하나 항가거리는 아무리 봐도 오덕이라고 할 만한 분이 자기가 제대로 본 게 꽃이 피는 첫걸음뿐이라니 누가 믿겠는가... 근데 문제는 이 말이 사실이었다!

6.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코난이나 블리치, 나루토, 원피스 이런거 보기는 하냐고 물었다. 사실 나도 여기서 관심 가지고 보는건 코난이나 원피스 정도. 거기에 요즘은 인기가 시들하거나 종결된 김전일이나 이누야샤에나 좀 관심있는 정도였다. 근데 jes님 왈: 저 그거 이름만 들어봤어요. 이 순간 할 말이 없었다. 오덕 문화의 상징 애니에 별 관심 없는 나보다도 더 애니에 무관심한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오덕스러울 것 같던 사람이 그러니 충공깽이었다. jes님 말로는 꽃이 피는 첫걸음 보기 전에는 역덕질만 했단다.

7. 하긴 생각해보면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었다. 전에 어쩌다 이 분이랑 채팅하다 코난 이야기 나올 때 코난을 보긴 봤는데 정말 가끔 보는게 아닌가 싶은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눈치챘어야 했다.(사실상 그때도 오하나 이야기 하다 코난으로 넘어갔었던 걸로 기억)

8. 이러니 나로서는 jes님한테 "꽃이 피는 첫걸음은 어쩌다 보신겨?" 이런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자 jes님 말 "오덕 되는 거 한순간이에요." 아무래도 어쩌다 우연히 접한 후 오덕이 됬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면서 동시에 공포스럽다.... 정말 오덕 되는 거 한순간인가 보다. 사람이 어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더니 딱 그건가...

덧글

  • 들꽃향기 2011/06/09 22:29 #

    일반 대학원생도 빅뱅이론 같은 드라마에서는 nerd가 되는게 순식간입니다. (웃음)
  • 로자노프 2011/06/10 14:29 #

    그렇군요. ㅎㅎ
  • 한단인 2011/06/09 23:47 #

    아니, 이런 충격과 공포가....
  • 로자노프 2011/06/10 14:29 #

    저도 처음 알았을 때 놀랐습니다.
  • Jes 2011/06/10 17:08 #

    ...저기요?
  • 로자노프 2011/06/10 17:31 #

    ?
  • 漁夫 2011/06/14 13:46 #

    하하 전 만화는 보지만 애니는 거의 보지 않아요 ^^;;
  • 로자노프 2011/06/14 15:56 #

    ㅎㅎ 그러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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