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수 전쟁과 관련해서 공국 문화부 직할 역사연구소

1. 진짜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신기한게 612년의 고-수전쟁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 전쟁... 수나라가 이겨야 정상이거든요. 수나라 군대가 113만에 수송인원은 그 2배. 무시무시한 동원인데 근데 정작 결과는 수나라가 땅 한 뼘도 못 먹고 고구려가 승리. 세계 역사에서 수나라급으로 

2. 일단 당시 수나라 인구는 대략 5~6천만. 고구려 인구는 대략 300~350만. 당시 수나라가 동원한 군대는 총 113만. 고구려는 당시 총병력을 얼마로 잡아야 될 지 정확하게 산출 안 되나 대략 30만. 문제는 고구려의 경우 여러 영토 유지할 병력이나 신라에 대비할 병력이 있어야 하니 실질적으로 수나라쪽에 투입할 병력 20만. 근데 수나라는 별동대로 분리시킨 병력이 30만. 상식적으로 이거 싸움이 안 되야 정상.

3. 일단 수나라가 이 여수전쟁에 어느 정도 비용을 썼는지를 대략적으로 계산해봤습니다. 쌀 값이 현재 보통 40kg에 5만원이니 1톤에 125만원. 편의상 수나라 군대를 100만으로 가정할 경우 대략 100만 대군의 쌀 소비량 하루 천톤. 이러면 하루에 쓰는 쌀 값이 12억 5천... 그리고 전쟁 기간을 편의상 180일로 잡으면 2조 2천5백억. 문제는 수나라 병사들이 백날 쌀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부식도 먹어야 될 것이고, 마초도 있고, 수송인원들 먹어야 될 비용도 있고, 마초도 계산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수나라 군대 편의상 100만으로 계산했지만 실제 병력은 113만............ 식비로 얼마가 들었는지 정확하게는 감도 안 잡힙니다.

4. 수 양제의 돈지랄이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전선 300척을 건조시키고, 무엇보다 저 113만의 병력이 탁군으로 이동하는 것만도 돈입니다. 돈. 거기다가 운반하는 비용도 있고 무기 장만하는 비용도 있고. 더군다나 수나라는 이 때 가죽마갑을 착용한 병력 포함이지만 중장기병 10만을 투입했습니다. 네.. 중장기병 10만이에요. 전근대에 마갑까지 무장한 중장기병을 10만이나 동원할 능력이 있던 나라가 있나...

5. 뭐 그걸 떠나서 수나라 전투 병력만 113만이고 수송인원까지 합치면 고구려 인구 수에 맞먹는 인원이 총동원됬습니다. 이러면 솔직히 발로 지휘해도 고구려 반병신이 되야 되고 좀 머리 돌아가는 사람이 지휘하면 희생이 크다고 가정해도 고구려 그 날로 문 닫아야 정상입니다. 아무리  고구려가 400년경에 요동을 먹고 200년간 요동에 무지막지한 방어선을 구축해놨다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체급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당장 20세기 이전까지 세계 전쟁사에서 이 만한 국력을 기울인 전쟁이 없습니다. 아니. 20세기 이후로도 손에 꼽을 지경.

6. 문제는 이런 전쟁에서 수나라는 성 하나 못 함락시키고 패배했다는 겁니다. 뭐 상식적으로 볼 때 30만 별동대가 평양까지 진격하는 동안 성 몇 개 점령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당시 고구려군의 상황을 볼 때는 일부러 내주었다고 봐도 될 수준. 주 방어선인 요동 방어선에서 함락된 성은 612년 당시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별동대 병력 2천 700명만 겨우 살아 돌아가고 나머지 몰살. 

7. 이걸 굳이 비유한다면 2차대전 당시 미국과 독일의 대결로 볼 수 있겠죠. 미국은 수나라, 독일은 고구려. 근데 문제는 미국이 전 국력을 총동원했는데 독일의 영토 하나 못 먹고 깨져버렸다는 것이겠죠. 진짜 믿기지가 않을 지경.

8. 그러고 보니 지금 생각이 난 건데 당시 수나라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대로 된 최전성기를 누리던 나라. 비잔틴 제국은 포카스란 희대의 트롤 때문에 국경방어선이 붕괴당한 상황이었고, 사산조 페르시아는 그런 비잔틴을 잠식하는 중이었지만 내부는 이후 증명되듯이 굉장히 부실. 인도 굽타 왕조 멸망했고... 돌궐은 분열되었다가 사이좋게 수나라의 속국화. 참파는 쩌리고. 

9. 이 쯤 되면 도대체 어찌 된 건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113만 대군을 동원했으면 아무리 무능한 자가 이끌었다고 가정해도 성 하나 정도는 일시적으로라도 점령해야 정상입니다. 그것도 적어도 요동방어선 내에서요. 근데 위기상황은 몇 번 보이는데 그게 끝. 그나마도 위기상황은 극복되었고. 

10. 그런 점에서 진짜 여수전쟁만큼 세계 전쟁사에서 말이 정말 안 되는 전쟁도 드물다고 봅니다. 세계 최강국이 모든 국력을 기울여 싸웠는데 그 상대방에게서 얻어낸 거 하나 없이 크게 깨져버렸으니... 물론 고구려도 수나라와의 전쟁 후유증이 굉장히 컸습니다만 당장 수나라는 고구려와의 전쟁 패배 후유증으로 멸망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글

  • 리리안 2015/06/23 00:57 #

    서양 책에서 보면 중국 쪽 병력은 과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네요
  • 로자노프 2015/06/23 10:22 #

    그러나 1차사료인 수서 기록도 그렇고 실제로는 113만일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 앨런비 2015/06/23 01:15 #

    미국-독일과 비교하긴 좀 안맞고 차라리 소련-핀란드 비교가 적절함. 아무리 미국>유럽이었던 때지만 독일은 세계2~3위의 국력을 가진 나라였던지라. 참파는 그당시는 임읍이라고 부르고, 수나라에 수도 털렸고 굽신굽신.

    113만은 말한거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의외로 높은듯. 중장기병은 몸종 2~3명은 끌고 다니는게 너무나도 당연한지라. 1군이 기병 40대, 보병 80대라는데, 기병 1대가 100명라고 하나, 보병 1대를 똑같이 100명이라고 하면 보기의 비율도 너무 안맞아서 실질적으론 보병 1대가 200명 정도가 맞지 않냐 보이고, 그럼 1군이 기병몸종 합해서 28000명 정도? 군 내의 치중대나 보병의 따까리들 합하면 대략 30000명 이상 정도로 정말 숫자가 맞게 나옴;
  • 로자노프 2015/06/23 10:22 #

    흠... 생각해보니.... 소련-핀란드가 딱 적절해보이긴 하네요.
  • 역사관심 2015/06/23 03:19 #

    사실 이 전쟁은 한국대중매체에서 몇번이고 활용될 만한, 그리고 세계사적으로도 큰 자리를 차지해야 할 (만약 이게 서구쪽 기록이라면 어땠을까요) 전쟁인데, 외국서적을 보면 일본국내의 중세 소규모전투보다도 못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어떻게 싸웠고 무슨 무기로 싸웠고 다 보여주더군요). 이 대전쟁을 단 두세줄정도로 스킵하더군요 (그냥 수가 코리아 삼국중 하나인 고구려로 침략해왔다가 실패하고 갔다). 현재의 국력이나 국가이미지가 과거역사의 특정국가별 중요도를 어떻게 판가름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 국내영화라로도 좀 제대로 당시 전쟁의 상황을 최대한 살려내서 만들어서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 로자노프 2015/06/23 10:22 #

    무리입니다. 저 시기가 환빠들 날뛰기 딱 좋은 시기라서요.
  • 2015/06/23 02:22 # 삭제

    당시 수나라 인구가 오늘날 한국인구와 비슷하고, 병력 113만에 수행인원이 그 배면 300만. 지금 한국 현역과 예비역이 총동원되어 해외원정을 나갔다고 보면 되겠네요. 미친짓입니다. 소총만 쥐어주고 보내도 현재 한국의 경제력으로도 자살골에 가까운 일인데...

    고구려는 군민이 모두 산성으로 후퇴해서 꼼짝달싹하지 않으며 수나라의 보급, 통신체계를 교란시키는 식으로 응전했고, 수나라 군은 성 하나 제대로 함락시키지도 못하며 군데 군데 병력이 묶이며 분산된 채 요동에서 평양까지 진군해서 전선만 확장하며 수개월을 보냈다면, 결국 헐벗고 굶주려 전쟁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후퇴하다 폭망한 전쟁으로 봐야겠죠.
  • 로자노프 2015/06/23 10:23 #

    문제는 수나라가 동원한 국력을 봤을 때 그 동안 요동방어선의 성 한두개쯤은 함락이 되었어야 정상이라는 겁니다. 근데 612년에 요동방어선에서 붕괴된 성은 하나도 없다는 거....
  • RuBisCO 2015/06/23 03:30 #

    하루에 1인당 소비량은 1kg 아래로 잡는게 맞지 않을런지요.
  • 로자노프 2015/06/23 10:23 #

    글쎄요. 군인들은 필요한 칼로리도 꽤 많은 편이라 그 정도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RuBisCO 2015/06/23 12:05 #

    아니 1인당 1천톤이라고 쓰셨길래요
  • 로자노프 2015/06/23 21:35 #

    헉... 실수. 수정하겠습니다.
  • RuBisCO 2015/06/24 00:27 #

    일단 밑의 분 말대로 전염병의 가능성이 매우 커보입니다. 당장 몇백 정도로만 모여도 위생조치에 소홀하면 훅하고 가죠. 역사적으로도 그렇게 이승을 하직한 위인들이 꽤나 많죠.
  • OrangeBelt 2015/06/23 03:31 #

    그건 21세기의 고등학생 3명이 그당시의 고구려 안시성에 떨어져서, 각자의 소환마법으로 대인지뢰/중기관총들로 안시성을 우주방어화 시켰기 때문입죠! 이에 맞서 수나라 문제도 드래곤들을 소환시켰지만 나오는 족족 지대공 미사일에 맞고 격추되어 그리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더군요.
  • 로자노프 2015/06/23 10:2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지나가던과객 2015/06/23 06:36 # 삭제

    고구려도 이기고 나서 후유증이 만만치않았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 로자노프 2015/06/23 10:24 #

    후유증은 당연히 고구려도 만만치 않았죠. 저거 막아낸 거 자체가 기적인 판이니 당연하죠.
  • 사람 2015/06/23 09:13 # 삭제

    수나라나 고구려나 둘다 이해가 안가는 전쟁이죠. 요동 원정의 당위성 자체야 그렇다처도 굳이 그정도 규모의 대군을 일으킬 필요가 있었는가, 왜 고구려는 수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가.. 뭐 사료가 부족해서 알지못하는 사정이 숨어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 로자노프 2015/06/23 10:24 #

    일단 612년 당시 전쟁 상황을 볼 때 고구려는 평소에 나름 수나라와의 전쟁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준비는 한 것 같습니다. 사실 고구려는 수나라가 중국을 통일할때부터 수나라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무기 장인들을 매수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대비를 해왔습니다.
  • 사람 2015/06/23 13:40 # 삭제

    전쟁에 대비를 하기는 했는데 전쟁을 예방하려는 것에는 별로 초점을 두지 않은것 같아서요. .. 전쟁은 당연히 일어날거라 생각했던것 같고 심지어 도발까지 했으니까요.. 체급 차이가 너무 심해서 고구려 입장에서는 전쟁이 안일어나는게 가장 좋을텐데...
  • 로자노프 2015/06/23 21:34 #

    음.. 근데 수나라 시절 돌궐이 단순한 조공국 정도가 아니라 수나라가 카간이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모략 꾸며서 카간을 쫓아내버리는 등 거의 속국이나 다를바 없던 상태였다는 걸 생각해볼때 고구려 입장에서는 전쟁 자체가 불가피하다고 본게 아닐까 싶습니다.
  • 새벽안개 2015/06/23 09:32 #

    장거리 원정에 대군을 움직이다보니 식량이랑 전염병이 문제인데, 고구려가 식량수송을 잘 공략했고... 게다가 전국 각지에서 대군을 모아서 한꺼번에 병영생활을 하면 전염병 워험이 커지는데 그시대에 300만을 한꺼번에 모았으니 난리났겠죠. 결과는 자멸....
  • 로자노프 2015/06/23 10:25 #

    음... 수나라 별동대 30만을 제외하고는 딱히 보급선이 공격당했다는 당시 기록은 없습니다. 전염병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만.
  • 요원009 2015/06/23 12:52 #

    고려도 요나라 상대로 잘 싸웠던거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유전자에 싸움 잘하는 기질이 있을지도..?
  • 로자노프 2015/06/23 21:33 #

    흠... 글쎄요. 근데 규모 차이가 싸움 잘하는 기질이 있고 없고의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요.
  • ㅇㅇ 2015/06/23 15:04 # 삭제

    수나라가 덩치만 큰 멍청한 국가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고구려 치기 전에 근처 이민족들을 이이제이와 모략과 정면승부로 모조리 찍어눌러버린 압도적인 패권국가였죠. 고구려도 간단히 정복할줄 알았을텐데 결과는...
  • 로자노프 2015/06/23 21:33 #

    결과는 수나라가 대패했습니다...
  • 신노스케 2015/06/26 11:37 # 삭제

    저 자리에 당태종 아니 당고종만 있었어도 고구려는 망했거나 요동방어선 당상 부분 잃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댓글을 달 수 없어서 여기 달면..
    조선 후기 왕실 씨가 마르는 현상은...
    모체 즉 어머니쪽의 건강 악화가 원인이 큰 듯 합니다
    조선 후기 가면 여자는 장에도 못 간다고 하죠
    계집종이 보거나 계집종 볼 여력 없다면 남편이 가고..-뭐 장사하는 여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여자를 집 밖에도 못 나가게하는 이런 변종 성리학 시스템 때문에
    왕비의 육체 활동 범위가 작아지고
    따라서 모체 건강이 많이 악화되는 원인이 되고
    그리하여 태어나는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나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엄마가 건강했을
    그러니까 영조도 그렇고 영조의 총희 영빈 이씨 소생들은 제법 생존률이 높지요
    고로 모체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약화가 주 원인 듯 합니다-집안에 잇으면 정신 건강도 안 좋아 집니다
  • 로자노프 2015/06/26 21:15 #

    1. 그랬을 가능성이 높죠.

    2. 글세요. 그것보다는 연성재거사님 말대로 물 문제가 클 듯요.
  • BigTrain 2015/06/28 01:25 #

    아마 보셨겠지만 번동아제님의 논증에 따르면 '중장기병'만 9만 6천+@라고 하죠.

    저 괴물들을 상대로도 버티던 요동성 이하 방어라인이 고당전쟁 땐 썩은 문짝 넘어가듯이 쓸리는 거 보면 연개소문이 얼마나 개짓을 했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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