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지역 코끼리의 몰락 공국 과학부 직할 동물연구소

 



 아마 다들 잘 알고 있을 코끼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 분포하고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원래 코끼리들은 이보다 더 넓은 영역에 걸쳐 살고 있었다. 작은 종류의 코끼리가 사하라 이북 아프리카에도 서식하고 있었고 중국에서도 코끼리는 상당히 널리 분포해있었다. 일단 중국의 경우는 사실상 섬처럼 고립되었던 북아프리카와 달리 동남아 등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중국의 코끼리 크기는 인도나 동남아의 코끼리 크기에 비해 작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래 코끼리는 상당히 기후가 따뜻했던 상나라때까지만 하더라도 황하 유역까지 분포해있었다. 코끼리 모양의 청동 그릇, 제기 등을 볼 때 상나라 사람들은 코끼리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갑골문에서도 제물로 코끼리를 썼다든지 주왕이 상아 젓가락을 썼다는 중국 고전의 기록을 볼 때 상나라 사람들은 코끼리를 사냥하기도 한 것 같다.

 하지만 은-주 전환기때 지구의 기후가 조금 내려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코끼리의 서식지는 화이수이강 이남으로 후퇴했다. 코끼리가 추위에 약했기 때문에 벌어진 변화였다. 그러나 점차 중국 지역에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서 코끼리들은 인간과의 경쟁을 벌여야되는 처지가 됬다. 인간들은 코끼리가 살던 숲들을 파괴하고 상아 등을 얻기 위해 코끼리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련의 변화로 인해 날씨가 따뜻했던 춘추전국시대에도 코끼리의 서식지는 그렇게 넓어지지 못했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grimm1863?Redirect=Log&logNo=80133476356 코끼리의 후퇴에 나온 지도를 스캔한듯.

 그나마 그 때까지는 코끼리의 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초나라가 오나라와 싸울 때 코끼리를 활용했다던지 하는 기록을 볼 때 코끼리는 중국에서 흔했고 중국인들이 코끼리를 길들이는데 성공했던 것도 확실해보인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가 끝난 후 코끼리의 서식지는 점점 좁아지게 되었다. 이는 벌목으로 인한 것이었다. 문제는 인간의 벌목으로 숲이 줄어들면서 먹이가 줄어드는 동시에 더위를 피할 공간이 없어지면서 코끼리의 수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코끼리의 임신 기간은 1년 8개월에 낳는 새끼도 1마리 정도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개체수 회복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인간의 사냥 역시 문제였다. 중국에서도 상아는 상당히 고가의 상품이었기에 사람들은 코끼리를 잡은 후 거기서 상아를 채취해 한 몫 챙기고자 했다. 거기다가 코끼리 코 역시 상당히 맛있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코끼리 코 역시 주요 채취대상이었다. 당나라때의 기록은 코끼리 코가 새끼돼지 고기 맛과 흡사했다고 전해진다. 또 코끼리들은 간혹 생포되어 의장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래도 자치통감에서 남북조시대때 동위에서 큰 코끼리를 잡았다는 기록, 10세기 말 양쯔강 이북지역에 속한 어느 지역에서 코끼리가 논밭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등을 볼 때 화이수이강 이남에서는 그래도 코끼리가 꽤 오래 버텨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기 600년 경쯤 되면 양쯔강 이남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난징 일대에서는 코끼리가 절멸했다.

 그러나 중국 지역의 인구수는 점점 더 불어났고 송나라때쯤 되면 그 인구수가 1억을 돌파했다. 더군다나 당-송시대 강남에 대한 개발이 상당히 가속화되면서 강남이 곡창지대화되었는데 이는 곧 삼림이 파괴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코끼리가 충돌하는 일은 당연히 빈번했지만 사람들은 코끼리들을 숲 밖으로 몰아낸 후 나무 울타리로 포위하여 숲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한 뒤 더위에 시달려 죽게 만들었다고 한다. 간혹 가다가는 함정으로 유인해 빠져죽게 만들기도 했다.

File:Riau deforestation 2006.jpg



 이런 과정에서 코끼리의 수는 점점 더 줄어갔다. 그래도 오대 십국 시대의 남한, 쿠빌라이 칸 등은 코끼리를 전쟁용으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 수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서식지도 줄어들었다. 결국 코끼리는 현재 중국 윈난성과 라오스, 미얀마 경계에 걸쳐있는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신세가 되었다. 한때 그들이 황하 이북까지 살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대로 처참한 몰락일 것이다.

추신: 뭐 어떻게 보면 역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저 자신이 동물과 관련된 글은 과학 분야 중 하나인 생물학 글로 간주하는지라 이번에도 과학 밸리로 보냅니다.


덧글

  • 슈타인호프 2012/02/01 23:37 #

    명나라 시대까지는 황실에 코끼리 마굿간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거야 뭐 남방에서 구해오면 되는 거니까요.

    한때 코끼리와 코뿔소가 강남 일대에 득실거렸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눈물이 흐를 일입니다.
  • 로자노프 2012/02/02 11:33 #

    일단 명나라까지는 어떻게 강남에서 조달한 것 같은 눈치입니다만...
  • 유리멘탈 2012/02/01 23:38 #

    쿠빌라이 때도 나름 전쟁용으로 썼다는것도 신기하네요
  • 로자노프 2012/02/02 11:33 #

    정확히 말하면 전쟁용이라기보다는 뽀대용이었던 것 같지만요.
  • RuBisCO 2012/02/01 23:43 #

    오. 코끼리 이야기는 처음듣네요. 코뿔소도 갑옷만드느라 씨가 말랐다고 들었는데 코끼리도 비슷한 테크를 탔군요.
  • 로자노프 2012/02/02 11:34 #

    뭐.. 그런 셈이죠.
  • 셔먼 2012/02/01 23:48 #

    장기에서도 '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에서는 군사용으로 쓸 만큼 유명한 동물이었지요. 하지만 중국 인구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몰락해 버렸으니 안쓰럽기가 그지없습니다.
  • 로자노프 2012/02/02 11:34 #

    그럼 셈이죠.
  • 오스왈드 2012/02/02 06:22 # 삭제

    주공이 코끼리와 코뿔소를 내쫓았다는 글을 보고
    뭥미 했는데
    정ㅁ라 실존했더군요...
  • 로자노프 2012/02/02 11:34 #

    도덕경만 보더라도 코뿔소를 언급한 부분이 있죠. 아니... 아예 코뿔소 뜻하는 글자가 따로 있습니다.
  • TypeNew 2012/02/02 06:40 #

    이 모든 것은 ... 인간의 숫자가 불어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물론 자연 환경의 급변이 문제가 된 적도 있었지만...)


    현재 남한에서 사라진 곰이나 호랑이가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처럼... 인간의 숫자가 비상하게 줄어들지 않는 이상은 모두 허무한 '꿈'일 뿐입니다... 이제 와서 돌아온 코끼리라 ㅎㅎ ;;;
  • 로자노프 2012/02/02 11:34 #

    글쎄... 그건 꽤나 복잡한 문제군요.
  • 유니콘 2012/02/03 01:24 #

    사실 종들의 개체 수 회복은 인간이 먹고 살만해 지니 하는 소라지 사실 호랑이나 곰 복원은 레알 헬게이트 오픈일 수 있습니다...
  • 우석양 2012/02/02 11:26 #

    코뿔소도 중국에 서식을 했군요!!
    항상 궁금했던것이, 한약재에 보면 코뿔소 뿔이 들어가는것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조달했을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고대에 서식을 했으면, 한약재료에 들어가는 이유가 설명이 납득되네요.
  • 로자노프 2012/02/02 11:35 #

    뭐... 그런 셈이죠. 더군다나 코끼리의 경우 꽤 오랫동안 중국에 살아있고 저도 지금 정확한 정보는 아닌데 윈난성 국경지대에는 코뿔소도 조금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 유니콘 2012/02/02 14:46 #

    머 삼국시대에도 조조의 천재 아들이 선물로 온 코끼리의 무게를 재는 방법을 코끼리를 배에 태워 배 가라앉는 선까지 표시 후 돌을 그 선까지 배에 채운 후 그 돌들의 무게를 재는 꽤나 어린 애로서 천재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아 중국에 분명히 코끼리가 존재했음은 확실하죠^^
  • 로자노프 2012/02/02 17:26 #

    아마 그 이름이 조충이었죠?
  • 나산 2012/02/02 16:48 #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었겠죠? 다들 먹고 살기 바빴을 테니..
  • 로자노프 2012/02/02 17:26 #

    뭐... 이런 경우는 나름대로 복잡미묘한지라...
  • 델카이저 2012/02/03 15:00 #

    - 뭐 아프리카 코끼리들도 아프리카 인들이 번성했다면 멸종했을지도;;; 요즘 그 동네 문제 중 하나가 "먹을라고" 야생동물을 밀엽해대는 거라니까요.. 워낙 못사는 동네라 야생동물 고기도 꽤나 고가에 거래된다는군요..

    - 북아프리카 사자와 코끼리가 멸종한 것도 로마인들이 투기장에서 미친듯이 죽여대서 그랬다니;;;
  • 로자노프 2012/02/03 18:03 #

    뭐 북아프리카코끼리는 확실히 그게 한몫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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